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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나의 살인자에게

나의 살인자에게
  • 저자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
  • 출판사다산책방
  • 출판년2019-02-27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4-3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PC는 추후 지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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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아직도 오빠의 살해 목록 1순위다”



    사랑하는 오빠를 법정에 세울 수밖에 없었던

    여동생의 슬프고도 용기 있는 고백



    한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회고록의 등장

    “내 오빠는 연쇄살인범입니다!”



    2016년 11월, 한 심야 TV 쇼에 등장한 책 한 권이 네덜란드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다음 날 아침부터 판매가 개시된 이 책은 첫날 초판 8만 부가 모두 팔려나갔고 베스트셀러 Top10에 연속 70주간 머물렀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범죄자이자 하이네켄 납치사건의 주범인 빌럼 홀레이더르의 여동생,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가 쓴 회고록 『나의 살인자에게』가 세운 기록이다.



    처음 이 원고의 샘플 40쪽을 읽은 출판사 직원 오스카르 판 헬데런은 “엄청난 물건이 내 손에 들어왔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고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저자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는 살해 위협을 피해 직장도 그만두고 숨어 살며 원고를 완성했다. 탈고 후에도 책이 공개되기 직전까지 어느 서점에도 간단한 소개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빌럼 홀레이더르가 알게 된다면 출간을 막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마침내 네덜란드 TV 쇼 [RTL 레이트 나이트]에서 처음 공개된 『나의 살인자에게』는 처음 원고를 알아봤던 오스카르의 예감대로 발매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전 세계로 판권이 팔려나갔다.



    여동생, 친오빠를 법정에 세우다



    2013년,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와 그녀의 언니 소냐 홀레이더르는 누구도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을 시작했다. 폭행, 갈취, 협박 등을 저질러 교도소에 여러 번 수감되었지만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셀러브리티 범죄자’가 된 친오빠 빌럼을 상대로 증언을 결심한 것이다. 빌럼의 전 여자친구 산드라도 함께였다. “모두가 우릴 말렸습니다. 빌럼에게 맞선다면 결국 죽게 될 거라고요. 저 스스로도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일거수일투족을 빌럼에게 감시당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고, 법무부를 만나 비밀진술을 하고, 몸에 도청장치를 차고 빌럼과의 대화를 녹음해 증거를 수집했다. 마침내 2년 뒤, 빌럼이 살인죄로 기소되었다. 아스트리드가 녹음한 테이프는 네덜란드 유명 TV 쇼에 공개되며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고 2015년 3월 24일, 언론은 일제히 “여자들이 홀레이더르를 때려눕혔다”고 보도했다. 빌럼은 두 건의 살인, 다섯 건의 살인 교사, 기업 범죄 연루 혐의로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의 방청권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핫한 티켓’으로 불리며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법정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은 재판이 끝나고 나오는 빌럼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하지만 아스트리드의 입장은 달랐다. 아스트리드는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내내 불투명한 막으로 둘러싸여 철저히 보호되었다. 빌럼이 눈빛 하나, 손동작 하나로도 아무도 모르게 아스트리드를 위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녀에게 빌럼은 두려운 존재였다.



    세대를 이어 대물림된 폭력의 굴레



    아스트리드의 회상에 따르면, 빌럼이 처음부터 그녀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남매의 어머니 역시 “빌럼이 열두 살, 열세 살 무렵까지만 해도 매우 착한 아이였다”고 기억한다. “그 애가 질 나쁜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알고 보니 모두 같은 동네의 범죄자였죠…….”

    남매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에 가정폭력을 일삼는 가부장적인 남자였다. 남매의 어머니는 남편을 ‘보스’라고 불러야 했고, 어린 남매에게까지 폭력이 가해졌다.



    아빠가 소리치며 수프라도 되는 듯이 그레이비를 떠먹으라고 나에게 숟가락을 주었다. 나는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끼고 구역질을 감추려고 노력했다. 아빠가 그걸 봤다가는 정말로 곤란해질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삼킬 수가 없었고, 내 위는 끔찍한 시금치와 혐오스럽고 기름진 그레이비를 도로 목으로 밀어 올렸다. 억누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음식이 곧장 내 접시 위로 다시 쏟아져 나왔다. 아빠는 이성을 잃었다. 어떻게 감히 음식을 뱉을 수가 있지? 그런 극적인 행동거지로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멍청이일 것이다. 나는 이제 토한 것을 다시 먹어야만 했다. (본문 중에서)



    아버지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에서 빌럼은 여동생과 함께 침대 속에서 몰래 초콜릿을 나눠 먹는 다정한 오빠이자, 무책임한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준 든든한 오빠였다. 아스트리드는 『나의 살인자에게』에서 빌럼에 대한 몇 가지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오빠는 나에게 항상 등을 긁으라 했고, 내가 등을 긁는 동안 우리는 함께 초콜릿을 먹었다.

    “마음에 들어?”

    오빠는 나를 행복하게 한 게 자랑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정말로 좋아!”

    이 은밀한 순간들은 굉장히 짜릿했다. 아빠가 우리 소리를 들었다가는 난리가 나겠지만, 그래도 빔은 했다. 오빠는 아빠 말을 따르지 않았고, 나를 깨워 내 옆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나도 아빠 말을 따르지 않은 셈이었다. 나는 그럴 만한 배짱이 절대로 없었지만, 빔이 너무나 상냥해서 안전한 기분을 느꼈다. (본문 중에서)



    내 인생의 중대한 순간에 빔은 아빠가 해야 하는 방식으로 내 일에 나서주었다. 물론 이런 순간은 아주 드물었지만, 그 때문에 빔은 아빠와는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빌럼은 아버지를 닮아가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이네켄 납치 사건의 주범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는 납치 사건뿐만 아니라 돈을 위해서라면 동료들을 협박하고 ‘제거’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머니에게 폭언을 일삼고, 절친한 친구이자 동생 소냐의 남편이었던 코르 역시 살해했다. 그러고도 뻔뻔스럽게 코르의 장례식에 나타나 슬픈 척 연기했다. 빌럼의 수려한 외모와 언변은 누구라도 한 시간만 있으면 매료시킬 정도였다. 그의 잔인하고 폭력적인 면모를 아는 사람은 가족뿐이었다. 급기야 빌럼은, 자신의 조카, 즉 여동생의 어린 자식의 머리에까지 총구를 겨누기에 이른다. 이 일은 아스트리드가 빌럼을 ‘배신’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만약 당신의 가족이 살인자라면…

    가장 가깝기에 더 끔찍했던 가족이라는 괴물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범죄자라면?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유년시절, 다정한 오빠이자 아버지와도 같았던 존재가 나의 아이들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수많은 사람을 살해한 살인자라면?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마음대로 선택할 수도, 끊어낼 수도 없는 존재이기에 범죄자 가족의 고통은 클 수밖에 없다. 아스트리드 역시 “한때는 오빠를 위해 목숨을 내던질 수도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와 언니, 조카, 자식, 그리고 빌럼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잃은 수많은 아이를 위해 그녀는 일생일대의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다른 소중한 사람을 배반하기로 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개가 아무리 사랑스럽다고 해도, 아이들을 물려고 달려든다면 때려눕혀야만 하니까.”



    집에 들어오자 엄청난 죄책감이 나를 짓눌렀다. 나는 내 친오빠를 배반하고 있었다. 나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나와 함께 자신의 몰락을 향해 걷고 있는 줄 전혀 모르는 오빠를. 거울 속으로 뺨을 따라 눈물이 흐르는 게 보였다. (본문 중에서)



    『나의 살인자에게』는 잔인한 범죄자를 고발하기 위한 치밀한 과정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소중한 가족을 교도소에 보내기까지 자신 안의 갈등, 죄책감, 연민과 싸워야 했던 절절한 아픔의 기록이기도 하다. 아스트리드가 빌럼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자 빌럼은 교도소 안에서 아스트리드의 살해를 지시했다. 설령 빌럼이 죽는다 해도 이 ‘명령’은 그녀가 죽음을 맞을 때까지 유효할 것이다. 그녀는 이제 직장을 그만두고 숨어 살며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 냉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말한다. “나는 모든 것을 다 잃었다. 그래도 아직 살아 있다.” 앞으로도 살해 위협은 계속될 것이다. 빌럼의 지시를 받은 수많은 청부업자들이 그녀가 대문을 열고 차에 오르는 짧은 시간, 생필품을 사기 위해 가까운 슈퍼마켓에 가는 틈을 노려 총구를 겨눌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위협에도, 아스트리드는 목소리를 내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식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여전히 사랑하는 오빠를 배신해야 했던 동생의 심정은 또 어땠을까? 비록 빌럼의 종신형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해도 그는 이미 동생을 원망하며 암살을 지시했다. 이 얽히고설킨 감정의 수렁 속에서, 독자들이 마주하는 결말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_아마존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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