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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아주 특별한 해부학 수업

아주 특별한 해부학 수업
  • 저자허한전, 리추이칭
  • 출판사시대의창
  • 출판년2019-06-05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8-2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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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을 기증한 사람들과 몸을 해부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해부학은 죽음을 통해 삶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전 세계에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은 많지만, 타이완 츠지 의대의 해부학 교실은 매우 특별하다. 학생들은 단순히 해부학 지식을 전달받는 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생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운다. 엄밀하게 진행되는 해부학 수업의 바탕에 자신의 몸을 기증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가족의 마음이 사랑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저자 허한전 교수는 이 ‘특별한’ 수업을 고스란히 책에 담아냈다. 이 ‘특별함’ 덕분에 이 책에 수록된 열 번의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해부학 지식’은 어쩌면 ‘덤’일 수 있다. 해부학 수업이 끝나는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사랑이 삶의 종착역”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츠지 의대의 이 ‘특별한’ 해부학 수업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해부대 위의 스승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

    타이완 츠지 대학교 의과대학의 해부학 수업이 특별하기로 소문이 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학교는 엄격한 기준을 세워 시신 기증 절차를 관리하고 교수와 학생들은 시신 앞에서 예와 정성을 다해 수업에 임한다. 기증된 순간부터 보관, 해부를 거쳐 다시 봉합되어 화장되기까지 ‘시신 스승’은 학생들에게 지식과 사랑을 전수한다. 이 스승들을 통해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 삶의 종착역임을 학생들은 깨닫는다. 이 덕분에 1995년 이래로 츠지 대학교 의과대학의 ‘시신기증동의서’에 서명한 사람은 3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떠올리게 하는 뉴스가 가끔 들린다. 어느 의사들은 커대버(해부용 시신)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는 이 사진을 SNS에 올렸다고 한다. 심지어는 ‘커대버 성기 인증샷’을 버젓이 올린 의대생도 있단다. 사실, 해부용 시신 기증에 대해서는 정부 통계조차 없는 게 우리 실정이다. 그나마 해부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해부용으로 기증되는 시신은 한 해 700여 구라고 한다. 단순 계산만 해도 츠지 의대 한 곳이 우리나라 전체보다 해부용 시신을 더 많이 기증받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열 번의 수업을 통해 ‘특별한 해부학 수업’을 열어 보인다. 인문과 해부 교육을 융합한 츠지 의대의 해부학 교실은 ‘시신 스승’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도 소통하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깍듯이 지키고, 학생들에게는 감동과 지식을 전수한다. 사실 자신의 몸을 기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와의 일화를 통해 시신 기증이 얼마나 무겁고 어려운 결정인가를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죽음’을 마주하는 동안 해부대 위에 ‘말없이’ 누운 ‘시신 스승’에게서 배운 큰 사랑과 희생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세상을 떠나 싸늘하게 식은 시신을 존중할 줄 안다면 살아 있는 생명도 소중히 여길 것이다. 이는 훌륭한 의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해부대 위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해부 순서에 따라 열 번의 수업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곳곳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신 보관실에 안치된 “쭝셴 아빠”라고 불리는 어느 치과의사는 소아마비 장애가 있었지만 매주 벽지를 찾아다니며 의료 봉사를 했다. 8년간을 봉사하며 살던 쭝셴 아빠는 그만 병사하고 말았지만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는 것으로 삶을 마감했다. 한편 결혼반지를 ‘반드시’ 약손가락에 끼어야 하는 이유를 해부학적으로 증명하기도 한다.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버지에게 네 아들이 서로 간을 주겠다고 해 결국 제비뽑기를 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술에 취한 사이 콩팥을 적출당했다는 미국의 어느 대학생이 겪은 끔찍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저자는 출산한 뒤 자신의 태반을 포르말린으로 보존 처리해 실험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단순히 재미만을 주기 위해 불쑥 집어넣은 것들이 아니다. 해부학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수업 내용에 따라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저자가 겪은 삶의 깊이와 생명에 대한 사랑을 증거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마음을 때론 감동적으로, 때론 재미있게, 때론 가슴 아프게 봉합한다.





    해부학 지식과 상식의 절묘한 봉합

    일반 사람들에게 해부학은 복잡하고 신기하며 두려운 학문이다. 해부대 위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교수들은 어떻게 가르치며 학생들은 어떻게 배울까? 이 책은 해부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담은 첫 번째 수업으로 시작해, 손?가슴안?배 속과 생식기관?다리와 발?얼굴?뇌를 거쳐 마지막 수업인 봉합까지 진행된다. 저자는 열 번의 수업을 하는 동안 실제 인체를 섬세한 문장으로 해부한다. 해부학을 다룬 책에서 흔히 보이는 삽화가 이 책에는 없지만, 저자의 세밀한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삽화도 보여주지 못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저자가 밝혔듯 이 책은 “해부학 지식과 일상이 만나는 부분을 조명”했기 때문에 의학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거리낌 없이 읽을 수 있다. 일례로 요골신경을 설명하면서 신혼부부에게 자주 생기는 ‘허니문 핸드’라는 질환을 소개하거나, 발가락뼈를 설명하면서 ‘하이힐’이 인체 구조에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수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인체를 해부한 뒤 마지막으로 봉합까지 마치고 나면, 상식으로 알아두기에 좋은 일상의 해부학 지식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미처 봉합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책장을 덮은 뒤 마음을 잔잔히 적시는 감동이다.





    책 속으로



    츠지 대학의 의대생은 행운아들이다. 츠지 대학은 1995년에 자발적으로 시신을 기증한 첫 번째 ‘말 없는 좋은 스승’을 모시게 된 것을 시작으로 츠지 기금회를 설립한 정옌證嚴 법사의 감화를 받은 많은 사람이 사후 시신 기증을 원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시신기증동의서에 서명한 사람이 3만 명이 넘으며, 남녀 비율은 2 : 3으로 과거 여성의 시신이 부족했던 상황이 크게 개선되었다. 모두 학생들의 해부 실습에 필요한 고귀한 자원들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신임과 기증으로 실습용 시신이 충분히 확보되어 네다섯 명의 학생이 시신 스승 한 분으로 실습하면서 충분한 해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_16~17쪽



    조교로 근무할 때 학습 현장에서 학생들이 냉담하고 무관심한 태도로 시신을 대하는 방식을 본 뒤로, 우리 어머니가 시신기증동의서에 서명하면서 내가 가족 동의란에 서명하기를 바랐지만 나는 결사반대했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게 ‘사용’되었다가 마지막에는 폐기물처럼 대충 싸여 처리될 것을 생각하니 칼로 에는 듯 마음이 아팠다. 나는 도저히 동의서에 서명할 수 없었다. 나의 이런 태도는 츠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바뀌었다. 시신 스승에 대한 학교의 태도가 매우 신중했고, 학생들에게도 시신 스승을 신중하게 대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_22쪽



    “여러분이 내 몸에 메스를 대는 그날이 바로 나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시신 스승 리허전李鶴振이 생전에 의대생들에게 남긴 격려의 글이다. 리허전 선생은 췌장암 환자로, 62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이 췌장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자신의 시신을 의대에 해부용으로 기증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화학적 치료와 수술을 거부했다. 자신의 육신을 가장 완전한 상태로 보존하여 학생들이 실습하도록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_30쪽



    츠지 대학에는 해부할 때 시신 스승의 몸에서 피부와 근육을 떼어내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일부 의과대학에서는 피부를 잘라 시신 옆에 두는 것을 허용한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해부학 실습 지침에도 그렇게 되어 있다. 하지만 츠지 대학에서는 학기말에 시신 스승의 모든 근육과 장기를 원래의 위치에 되돌려놓고 모든 절개선은 봉합해야 한다.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떤 부위든지 떨어져나가 다른 것들과 섞이면 모두 비슷하게 생겨서 원래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없어 학기말에 원상대로 돌려놓기가 어려워진다. 어쩌면 일부 학교에서는 이런 행위가 불필요한 짓이라고 여길지 모른다. _46쪽



    허파의 검은 반점을 본 학생들은 시신 스승이 살아생전에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시신 스승들의 허파에도 검은 반점이 가득하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PM 2.5의 초미세먼지 그리고 요리할 때 기름 또는 가스 등이 연소되면서 생기는 유연油煙 등으로 허파에 유사한 검은 반점이 생긴다. _62쪽



    일부 학생들은 배에 있는 ‘식스팩’, ‘에잇팩’ 혹은 ‘초콜릿 복근’이라고 하는 근육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한다. 다들 만들고 싶어 하는 이 섹시한 복근은 배에 여섯 조각이나 여덟 조각의 서로 다른 근육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배꼽 양쪽의 세로로 뻗어 있는 근육으로 배곧은근이라 한다. _84쪽



    인체 해부 시 냄새가 가장 독한 부위가 가슴안과 배안이다. 이 두 부위는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열면 안에 갇혀 있던 포르말린 냄새가 순식간에 공기 중으로 흩어져 눈과 코의 점막을 자극한다. 배안 안의 장기에는 혈관이 사방에 분포되어 있는 데다 포르말린 냄새를 흡착하고 있는 지방이 너무 많아 그 냄새는 가슴안보다 더 코를 찌른다. 배안을 해부하는 2주 동안 학생들은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된 얼굴로 나날을 보내는데, 옆에서 보기에 참으로 가련할 정도다. _107쪽



    ‘미용 & 스파’ 전단지를 받을 때가 있다. 전단지에는 “독소 배출로 피부 디톡스Detox. 예뻐지는 림프 마사지”와 같은 홍보 문구와 특수 마사지나 물리요법으로 림프의 독소 배출을 돕는다는 설명이 쓰여 있다. 해부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말이다. 림프액은 조직액으로 마지막에는 정맥계로 들어간다. 그런데 어떻게 마사지로 림프가 독소를 배출하게 한다는 것인지……. _128쪽



    태반은 원반 모양으로 지름은 약 15센티미터, 두께는 2, 3센티미터, 무게는 500∼600그램 정도다. 태반을 처음 본 학생들은 “와! 이렇게나 커?” 하고 놀란다. 학생들은 대부분 태반이 간장 종지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명실상부한 ‘반盤(쟁반)’이다. 태반에 붙어 있는 탯줄은 굵기가 손가락 정도인데 그 안에 두 개의 배꼽동맥(제동맥臍動脈)과 한 개의 배꼽정맥 등 세 개의 혈관이 들어 있다. 이 혈관들은 모두 탄력성이 매우 뛰어난 한 겹의 결합조직 안에서 보호되고 있다. 얼마나 탄력성이 뛰어난지 포르말린 고정을 거쳤어도 만져보면 엄청 탱탱하다. 곤약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학생도 있다. _135쪽



    엉덩이에 살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근육주사는 엉덩이에 놓는다. 하지만 살이 많다고 아무렇게나 주사를 놓으면 안 된다. 주사 놓는 위치를 잘못 찾아 너무 안쪽이나 너무 아래쪽에 놓으면 궁둥신경을 찌를 수 있다. 가장 안전한 곳은 엉덩이 바깥쪽의 윗부분이다. 궁둥신경에 대해 수업하는 시간이 되면 학생들의 흥미는 배가된다. 대부분 의대에 들어오기 전부터 친구나 이웃들에게 ‘누구누구가 궁둥신경통(좌골신경통)에 걸렸다더라’는 말을 많이 들어온 터라 이 신경의 존함을 일찍이 듣고 경모해 마지않았는데 드디어 친히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_162쪽



    해부학적 관점에서 보면 아킬레스건은 조금도 약하지 않다. 이 힘줄은 길이가 15센티미터, 너비가 4, 5센티미터, 두께가 0.5센티미터 되는 인체에서 가장 큰 힘줄이다. 해부 시간에 이 힘줄을 자르도록 가르치는데 자르기가 결코 쉽지 않다. 아킬레스건은 이처럼 약하지 않지만 과도하게 쓰거나(충격을 많이 받는 격렬한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큰 충격을 받으면 파열될 수 있다. 미국 NBA의 전설적인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도 경기 도중 아킬레스 힘줄이 파열되었다. _178쪽



    ‘얼굴’은 매우 특별한 부위다. 시신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학생들이 해부를 시작하자마자 시신 스승과 얼굴을 맞대야 한다면 아마 심리적 충격이 클 것이다. 그래서 머리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중략) 학생들이 얼굴 해부 과정에 들어설 때쯤이면 해부 실습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난 터라 기술면에서나 심리면에서나 모두 상당히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다. (중략) “어! 우리 스승께서 웃고 계시네”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자주 들을 수 있다. 이 말은 정말이다. 해부학을 가르친 지 십여 년, 그동안 본 시신 스승들의 표정은 대부분 마치 달게 자고 있는 듯 평온해 보였다. 학생들 말처럼 정말로 미소를 짓고 있는 것도 많이 보았다. _186쪽



    코는 아주 좋은 공기청정기다. 코안은 코중격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다. (중략) 일부 세포는 분비 기능이 있어 점액을 분비해 공기 중의 먼지와 알갱이 등이 붙게 만든다. 그런 다음 섬모운동으로 목구멍까지 밀어내어 삼키거나 기침하는 방식으로 이 이물질들을 제거하여 허파로 흡입되지 않도록 한다. 코는 공기청정기일 뿐만 아니라 아주 좋은 가습기이며 가열기다. 코점막 아래에는 많은 혈관이 있어 흡입된 공기를 따뜻하게 만든다. 그리고 분비물은 공기의 습도를 높인다. _196쪽



    봉합을 마치고 나면 혹시라도 조직액이 봉합한 곳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시신 스승을 탄력 붕대로 싸맨다. 그리고 겨울방학 동안 그대로 보관한다. 학생들은 겨울방학이 끝나면 실험실에 돌아와 상태를 검사한다. 영혼 제도 의식을 거행하는 날, 학생들은 새벽 다섯 시면 학교에 도착해 시신 스승들에게 옷을 입히고 입관한다. 보살의菩薩衣를 입히고 면양말과 헝겊신을 신긴다. 보살의는 순백색의 면으로 만든 수수하고 깨끗한 장삼으로, 징쓰 정사靜思精舍*의 옷 만드는 공방에 상주하는 스님이 시신 스승들이 마지막 길을 장엄하고 성결하게 가기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의 체격에 맞춰 공들여 만든 옷이다. 입관한 다음 학생들과 가족들이 함께 관을 들어 영구차에 모신다. 영혼 제도 의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90도 각도로 허리 굽혀 절함으로써 최고의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시신 스승을 보낸다. _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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