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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나는 여경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

나는 여경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
  • 저자장신모
  • 출판사행성B
  • 출판년2019-05-20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8-2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PC는 추후 지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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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라이브〉보다 더 ‘생생한’ 경찰관 이야기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참교육서



    고용 불안과 저성장의 시대. 대다수 젊은이가 공무원을 꿈꾸고 있다. 《나는 여경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는 현재 수서경찰서 계장으로 있는 저자가 경찰관이 되기까지 과정, 이후 경찰관으로서 현장에서 겪고 깨달은 점 등을 진솔하게 털어놓은 에세이다. 남성 중심 사회인 경찰 조직에서 조직에서뿐만 아니라 민원인들에게서 여경, 워킹맘이라서 겪은 차별도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83년생으로, 88만원 세대와 N포 세대를 관통하면서 경찰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남성 중심 조직에서 지내는 일이 녹록지는 않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여자’경찰이라는 소수자이자 상대적 약자로 살아온 이야기, ‘젊은’ 여자 경찰로 일하면서 겪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 여성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맞벌이 부부경찰의 어려움, 두 딸을 기르는 워킹맘으로 만성피로를 달고 있는 삶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성들이라면 크게 공감하고 위로받을 얘기들이다.



    밖에선 볼 수 없었던

    경찰 세계, 경찰서 풍경



    누구나 자신이 발 디딘 곳에서 세상을 본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보지 않고는 쉽게 믿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나는 여경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의 미덕은 우리가 알기 힘든 경찰계의 문을 열어 그들의 세상을 보여 준다는 데 있다. 저자의 눈으로 보는 경찰의 세계는 소수 권력층의 그것이 아니다. 저자는 낮은 자리에서 국민과 부대끼고 부딪히는 현장을 정중한 어조로 소개한다. 우리가 살며 겪는 일상의 오류를 통제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경찰들의 상처와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우리에게 경찰이 필요한 순간은 대부분 유쾌하거나 행복할 때가 아니다. 높고 밝은 곳에서 보이지 않는 인간의 어두운 이면과 마주하는 경찰은 신체적 피로감 못지않게 심리, 정서적 고통도 크게 겪는다. 음주 운전 때문에 일어난 교통사고 현장에서 흩어진 시신을 수습하며 오열하고, 투신한 여고생의 치맛자락을 내려 주며 마지막을 함께하고,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라는 이유만으로 욕설과 폭력에 노출된다. 하지만 이들도 제복을 벗으면 평범한 시민이고 사람이다.



    14년 차 경찰관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누구보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사랑한다. 하지만 고단한 현장은 그녀를 매너리즘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경찰의 일을 깊이 이해할수록 틀 안에 갇히고, 사람을 만나도 마음 쓰는 일에 인색해지며, 누군가 마음을 내비치면 의심부터 하는 자신과 종종 마주하는 것이다.



    불편했다. 이 길로 가야 성공도 하고, 인정도 받을 텐데 묵직하게 밀려오는 거부감의 정체는 뭘까?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 지금까지 얻은 답은 명료하다. 남을 얻으려 하지 말고, 나를 잃지 말자는 것이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여 ‘진짜 나, 진짜 경찰’로 당당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살아 보자는 것이다. (…) 나는 사람다운 경찰 그리고 경찰다운 사람을 지향한다. 두 경계를 허물며, 조금 더 사람 향기 나는 경찰로 따뜻하고 밝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책을 내며〉에서



    저자는 예비 경찰관들이 자신만큼 힘들게 이 길에 들어서지 않기를 바라 이 책을 썼다. 경찰 세계의 민낯을 목격하고 싶은 이들, 경찰이라는 직업을 꿈꾸고 있는 이들, 일과 가정 모두를 건사해야 하는 이들, 특히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일독을 권한다.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경찰을 꿈꾸다〉에서는 열정이 넘치는 소녀가 경찰공무원의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2장 〈83년생, 여경 분투기〉에서는 다사다난한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여경에 대한 편견과 차별, 워킹맘으로 사는 일의 고충을 진솔하게 정리했다. 3장 〈그렇게 대한민국 경찰이 된다〉에서는 지구대, 기동대, 정보과 등 다양한 업무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복기하며 경찰의 업무, 경찰의 존재 의미와 진정한 경찰됨이 무엇인지 기록했다.



    책 속에서



    경찰을 사랑하면 할수록, 경찰을 이해하면 할수록 틀 안에 갇혔다. 점점 마음 쓰는 일에 인색해지고, 누가 마음을 내비치면 의심부터 하는 직업병을 앓았다. 그렇게 지극히 ‘정상적인’ 경찰관의 길로 접어드는 중이었다. 이 길로 가야 성공도 하고, 인정도 받을 텐데 묵직하게 밀려오는 거부감의 정체는 뭘까? -6, 7쪽



    세상은 내게 말했다. 당신은 원서 쓸 자격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 세상을 뛰어넘어 원서를 썼고, 스스로 자격을 얻어 냈다. 그 원서는 경찰대로 가는 열쇠가 아니었다. 내 인생을 열고, 당차게 나아갈 수 있는 꿈의 관문이었다. -32쪽



    중앙경찰학교의 입교는 곧 현실이었다. 꿈을 신고하고 이를 검증받는 관문은 예사롭지 않았다. 먼저 외모와 복장, 태도가 경찰답게 변했다. 입교 첫날, 검은색으로 머리칼을 강제적으로 염색 당하는 교육생도 있었고, 소소한 잡담이나 웃음이 발각되면 오리걸음을 해야 했다. 군대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일상에서 펼쳐졌다. -53쪽



    “여자랑 말이 안 통하네. 남자 경찰관으로 바꿔.” 흔히 듣는 말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지만, 사실 당사자에게는 비수처럼 꽂히는 말이다. 지켜보다 자리를 박차고 후배 뒤로 갔다. 내가 겨우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경찰관에게 반말하지 마세요!” 정도였다. 그분에게나 역시 말 안 통하는 여자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76쪽



    여전히 성희롱이나 성범죄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고, 여경이다. 어떤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피해자 전수조사가 시행된다. 물론 여자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사후 예방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필요한 절차지만, 그때마다 피해자가 아닌 여성들도 덩달아 불편함을 느낀다. 잠정적 피해자는커녕, 잠정적 가해자로 눈치받기 일쑤다. -82쪽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여경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살았다. 무엇을 하든, 어떤 말을 하든 내가 여경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왜 굳이 여경이라서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살았던 걸까? 14년째 여경으로 살고 있지만, 여전히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인지 모르겠다. -94쪽



    경찰은 의도하지 않게 타인의 삶에 깊이 관여한다. 대부분 업무적으로 스치며 지나가지만 어떤 삶은 긴 여운으로 남아 경찰관의 삶까지 움직이게 한다. 삶의 무게가 기어코 자국을 남기기 때문이다. -102쪽



    기동대 버스는 늘 조용히, 소리 없이 떨고 있었다. 진동은 여경들의 생리불순을 유발하고, 허리 통증을 악화시키지만 모두 삼키듯 감내한다. 묵묵히 버티는 것이 기동대 업무 중 8할을 차지한다. 진동도, 멀미도, 태양도 다 좋다. 심지어 현장 상황에 따라 커튼 하나만 치면 탈의실로 탈바꿈하는 버스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긴장감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니까. -117쪽



    집회는 최절정에 달했다. 무전으로 전해져 오는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기동대 버스들이 하나둘 공격을 당했다. 창문 파손, 타이어 탈취는 물론 주유구 속으로 화기를 넣으려고 시도했다. 머리 위로 보도블록이 날아들었다. 물통이나 소지품으로 수시로 맞아봤지만 보도블록까지……. 경찰 검문에 걸려 시위용품들을 빼앗기자 급기야 인도에 있던 보도블록을 떼어냈다. 하기야 도로에 박혀 있던 휴지통까지도 뽑았으니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123, 124쪽



    부부 경찰, 맞벌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 고단하다. 부부 경찰은 한 사람이 일정 계급 이상 올라가면 ‘나머지 한 사람’은 휴직이나 명예퇴직을 종용당한다. 통상 ‘나머지 한 사람’은 여경이 되는데, 남편의 앞날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어선 안 된다는 취지다. -140쪽



    얼굴에 침이 아니라 칼을 뱉는 듯했다.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았다. 주변 소음에 묻혀 나만 위협하는 폭력성에 소름이 끼쳤다. 차라리 큰 소리로 말했다면 동료라도 눈치챘을 텐데 말이다. 교통민원실에서 근무하면서 ‘감정 노동자’라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하루에 열두 번이 넘게 더 욕을 먹고 나면 정신이 혼미하다. 경찰관이라는 이유로 일단 맞고 보는 비난의 화살, 나의 잘잘못과 상관없이 사과부터 해야 더 큰 화를 면하는 현실이다. -162쪽



    요즘은 순찰차에도 열선이 들어온다. 따뜻한 온기는 오히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맹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순찰차에서 데워진 몸이, 현장에 내리는 순간 갑자기 몰려오는 한기에 방어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열선을 끄고 긴장한 상태에서 근무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득이 된다. -175쪽



    현행법은 술에 관대하다. 취했다는 이유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잘못해도 쉽게 법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죄를 지어도 술을 마시면 감경해 주니 세상이 점점 비틀거린다. -179쪽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 건물 아래에서 근무하던 경찰관 머리 위로 물컹한 무언가가 떨어졌다. 본사를 점거하고 있던 시위자들이 대소변을 모아 던진 봉투였다. 비가 강물처럼 출렁거리고 노폐물이 그 위를 둥둥 떠다녔다. 그 이후로 김치나 쓰레기를 마구마구 내던졌다. 죽창보다 날카롭고 혐오스러운 흉기가 폭탄처럼 머리 위로 떨어졌다. -191쪽



    때론 경찰도 동요한다. 딱한 사정,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연 등을 만날 때면 소리 없이 흔들린다. 어렵게 번 돈을 과태료로 내는 건 나 역시 안타깝다. 하지만 ‘진심’ 감경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린 판사가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고, 뜨거운 진심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 처지다. 냉정한 판단에 속상해할 분들도 있겠지만 경찰관의 진심을 통해 ‘심리적 감경’이라도 꼭 받고 가셨으면 좋겠다. -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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