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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 저자김겨울
  • 출판사초록비책공방
  • 출판년2019-04-02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4-3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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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튜버 〈겨울서점〉이 들려주는 인생 책 이야기

    책은 읽은 이의 몸 구석구석에 남아 생명을 유지한다!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북튜버 김겨울의 두 번째 책이다. 그의 첫 책 《독서의 기쁨》이 책의 물성부터 시작하여 책을 고르는 법, 독서법, 독서환경, 읽었던 책에 이르기까지, 책을 사랑하는 이가 책을 만나 누리는 ‘독서의 기쁨’을 농담처럼, 연서처럼 풀어냈다면,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정말로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다면, 이번 책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는 그가 고른 4편의 소설을 토대로 하여 깊고 진지하게 ‘책과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본능이 가까운 이끌림으로 선택한 4편의 소설들은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다.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에서 가지를 뻗어 생각하고 느낀 것, 그와 관련한 다른 책이나 영화들에 대해서도 내밀하게 풀어냈다.

    작가는 이 책이 뻗어 보인 가지들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지들을 뻗어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기를, 이 책이 독서의 종착역이 아니라 시작점이 되어 보다 풍요로운 독서 경험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네 권의 소설에서 뻗어 나간 긴 사유,

    다른 이가 쓴 글은 내 삶의 어디에 자리 잡았는가



    한때 가슴을 치며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도,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그 당시의 의미를 상실한다. 하지만 의미를 상실한 후에도 책은 읽은 이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한다. 김겨울 작가는 이것이 책이 대를 이어 영원히 살아남는 방식이라 말한다.

    작가는 그런 식으로 자신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하는 책, 이미 닳도록 읽어 더는 들춰보지 않지만 자기 삶의 방식이 된 책으로 4편의 소설을 꼽는다.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 4편의 소설을 진지하고 차분하게 감상한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몸에 따른 ‘고독’을, 《백년의 고독》에서는 그 몸을 가지고 통과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운명》에서는 시간 안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운명’을,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는 운명을 탈출 혹은 변화시키는 ‘상상’을 키워드로 책에 대한 감상에서부터 새로운 가지를 뻗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가령 이런 식이다.



    첫 번째 독서 노트인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을 보자. 그는 소설의 주인공 죄르지의 운명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다가 베토벤을 떠올린다.



    “죄르지와 베토벤이 운명을 두고 취한 태도는 정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끌어안거나 싸우거나. 삶의 모든 단계를 인정하거나 끝까지 멱살을 잡고 흔들거나.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실은 같은 게 아닌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로 주어지는 상황을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어보겠다는 태도는 둘 모두에게 있다.” ? 첫 번째 노트. 운명 〈이어지는 삶, 운명〉 중에서



    그러고는 인간에게 구원이란 있는지, 과연 사랑이 예술이 종교가 인간의 구원일지 의문을 품으며 ‘우연의 세계와 필연의 세계’로 들어간다.



    “완전한 단독자로 서서 마주하는 세상은 그 어떤 가능성도 실현할 수 있는 자유의 세계이자, 책임이 나에게로 수렴하는 책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라고 울부짖어도 그것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매정한 답변이 주어지는 우연의 세계에서 운명보다 무서운 것은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죄르지는 이야기한다.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고, 자유가 존재한다면 운명은 없으므로, ‘나 자신이 곧 운명’이라고.” ? 첫 번째 노트. 운명 〈우연의 세계, 필연의 세계〉 중에서



    《운명》의 주인공 죄르지가 끌려간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와 나치의 유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는, 조지 오웰의 《1984》와 다큐멘터리 영화 〈액트 오브 킬링〉, 그리고 아돌프 아이히만을 함께 돌아보면서 서로 다른 고통의 연대에 대해 성찰한다.



    “서로 다른 고통으로 연대한다. 인간에게 남은 선함이 있다면 이것이다. 완전히 다른 사례들에 무관심한 채로 그들을 뭉뚱그리거나,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나의 행복이 타인의 고통 위에 세워지지 않았는지 성찰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나에게 주어진 고통이 없다고 할지라도 타인이 고통받지 않을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인간의 선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스템을 세우는 것. 공감이 결여된 사람마저 따라야 할 규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럴 때 차라리 인간이란 이런 걸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싶고, 그런 것을, 조금 믿어보고 싶다.” ? 첫 번째 노트. 운명 〈아우슈비츠〉 중에서



    이런 식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이야기할 때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 옹호》와 여성의 삶에 대해서, 《백년의 고독》을 이야기할 때는 ‘시간이란 무엇인지’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대해 말한다. 또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이야기할 때는 인간의 한계들을 뛰어넘으려는 상상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한 권의 책에서 뻗어 나가 깊고 진지하게 확장되는 이 독서 노트를 통해, 독자는 하나의 생각이 어떻게 가지를 치고 다른 책으로 연결되는지, 책이 한 인간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사유의 긴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책을 읽고,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이 ‘책의 축복’임을 깨닫고, 이 책에서 뻗어 보인 가지들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지들을 뻗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우리는 인생의 그 어떤 부분도 피해갈 수 없다. 우리의 삶은 영화가 아니다. 기승전결을 갖춘 소설이 아니다. 잘 편집되고 이야기로 조직된 매끈한 무엇이 아니다. 우리는 기어이 1초, 1초를 온몸으로 통과해야 한다. 가장 행복한 1초든, 가장 고통스러운 1초든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시간은 같다. 그것은 때로 지루하고 자주 고생스럽다. 그러나 그 어떤 1초도 다른 이에게 의탁할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과거의 1초도 미래의 1초도 나의 몫이며, 나의 몫이어야만 한다. 그 온몸으로 밀어내는 시간이 층층이 쌓여 ‘나’라는 인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 첫 번째 노트. 운명 〈이어지는 삶, 운명〉 중에서



    완전한 단독자로 서서 마주하는 세상은 그 어떤 가능성도 실현할 수 있는 자유의 세계이자, 책임이 나에게로 수렴하는 책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라고 울부짖어도 그것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매정한 답변이 주어지는 우연의 세계에서 운명보다 무서운 것은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죄르지는 이야기한다.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고, 자유가 존재한다면 운명은 없으므로, ‘나 자신이 곧 운명’이라고. ? 첫 번째 노트. 운명 〈우연의 세계, 필연의 세계〉 중에서



    우연히 이스라엘 대변인의 인터뷰를 보았다. 기자가 묻는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왜 가자 지구를 지나는 사람들을 쏴죽이나요. 대변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을 모두 감옥에 넣을 수는 없으니까요. 대답하는 얼굴에는 미동이 없다. 나는 팔레스타인을 향해 날리는 미사일에 마커로 메시지를 쓰는 이스라엘 유대인 어린이들의 사진을 떠올린다. 이 역겨움은 나치의 ‘최종 해결The Final Solution’이라는 단어를 볼 때 느끼는 역겨움과 얼마나 다른가. ? 첫 번째 노트. 운명 〈아우슈비츠〉 중에서



    선과 악을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꼭 그만큼 악은 모든 곳에 숨는다. 현대는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약간의 불의를 저지르는 시대다. 현대의 악은 경제의 이름으로, 법의 이름으로, 합리의 이름으로, 집단의 이름으로, 알 수 없는 이름들로 온다. 확연한 악을 욕함으로써 선의 위치에 서기는 쉽지만, 은폐된 악을 발견해 행하지 않기란 훨씬 어렵다. 많은 경우 선과 악은 혼재되어 있다.? 첫 번째 노트. 운명 〈자기기만과 시스템〉 중에서



    그러니까 홀로 있는 상태는 외로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혼자 있기를 선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독 자체는 선택되지 않는다. 우리는 태어날 때 이미 고독으로부터 선택받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든 모르든 고독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자신이 고독한 상태라는 자각은 무의식 속에 깔려 있다가 이따금 외로움, 쓸쓸함, 우울과 같은 감정을 얼굴로 하고 부지불식간에 우리를 덮친다. 이 경험을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밀어붙이면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세 가지의 고독이 된다. - 두 번째 노트. 고독 〈고독의 세계,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창조하는 피조물이 비단 예술가뿐일까. 인간이 창조 없이 살아갈 수 있기는 한가. 자손을 낳지 않는 사람도, 불멸의 작품을 남기지 않는 사람도 어찌 되었든 자신의 삶을 만들어낸다. 아담과 하와가 죽음을 선물 받은 이래 모든 인간이 그랬다. 우리는 모두 그러한 의미에서 삶의 창조자이며, 그렇기에 삶의 흔적은 언제든 그 주인을 호시탐탐 노리지만, 설령 그 흔적이 그 주인을 잡아먹더라도 우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어떤 삶이든 그것은 내가 만든 것이므로. 내 삶이 나를 원망하게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 나와 다른 존재들의 삶이 잡아먹히지 않게 하기 위해, 아주 잠깐씩 환영처럼 등장하는 낙원을 등대 삼아 더듬더듬 나아간다. - 두 번째 노트. 고독 〈창조하려는 이는 낙원을 읽을 것이니〉 중에서



    이 반복은 가문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직선 위에 놓여 있다. 영원히 반복될 줄 알았으나 그 반복은 결국 멸망하여 허망하다. 그때 반복은 오히려 가문의 폐쇄성과 덧없음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세계는 이와 정확히 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그리는 세계를 떠오르게 한다. 모든 것이 멸망하고 오로지 설국열차만이 지구를 끊임없이 돌고 있는 세상에서, 꼬리 칸으로부터 엔진 칸까지의 전진은 직선 운동처럼 보이지만 지구 단위로 보면 순환 운동일 뿐이다. 전진하고 진보한다 믿으며 앞으로 나아갔던 모든 노력은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에 불과하다. 둘 다 허망하게 느껴지는데, 《백년의 고독》은 영원한 줄 알았던 가문의 멸망으로 마무리되고, 〈설국열차〉는 순환 운동을 박살내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한다. - 세 번째 노트. 시간 〈마꼰도라는 신화〉 중에서



    때로 시간의 나이는 몇 살일지 생각해보곤 한다. 거대한 시간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상상한다.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갈수록 지나온 시간은 길어지고 남은 시간은 짧아진다. 그러므로 세상의 시작을 기준으로 하면 시간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우리를 기준으로 하면 가장 나이를 먹은 시간, 그러니까 현재야말로 가장 새로운 시간이다. 과거나 미래로 멀리 나아갈수록 시간은 나이를 먹는다. 시간은 오랜 시간 살아왔는가, 오랜 시간 죽어왔는가. - 세 번째 노트. 시간 〈시간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자여〉 중에서



    소설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소망을 이뤄주기도 한다. 소설은 내가 잠시나마 내 몸 밖으로 나가 타인의 삶을 살아보고, 우주를 유영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먼저 죽어보는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소설만이 지니는 이 권능 속에서 나는 삶으로부터 안전하게 도망친다. - 네 번째 노트. 상상 〈한계의 상상, 당신 인생의 이야기〉 중에서



    인간은 세계를 인과론적으로 본다. A라는 사건이 B라는 사건의 원인이 되고, 다시 B라는 사건이 C라는 사건의 원인이 된다. 인과론은 세계가 시간 순서대로 흘러간다는 전제가 있어야 성립한다. 헵타포드들은 완전히 반대로 세계를 보고 있다. 그들은 이 세계 전체가 정해진 순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일어난 일과 일어날 일은 정해져 있고, 그들은 순서대로 할 일을 한다. 목적론적인 세계관이다. - 네 번째 노트. 상상 〈운명에 대해 상상하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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