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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여자 전쟁

여자 전쟁
  • 저자수 로이드 로버츠
  • 출판사
  • 출판년2019-03-27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4-3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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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최고 여성 언론인의 세계 여성인권 르포르타주

    전 세계 19개국, 30년의 취재 기록을 바탕으로 한

    생생하고 성실한 여성인권 실태 기록!



    《여자 전쟁》은 영국 BBC 최고의 언론인 중 한 명인 수 로이드 로버츠의 유일한 단독 저서이다. 수 로이드 로버츠는 영국 왕실이나 꽃박람회가 주요 취재 대상이었던 여성 기자의 취재 영역을 깨고 구소련과 전 세계 험지를 작은 카메라와 함께 누비며 잠입취재와 위장취재에 성공한 BBC 대표 비디오저널리스트이다. ‘답 없는 문제 전문 기자’ 같은 별명처럼 끈질기고 집요하게 문제를 파고들며 취재했고, 특히 인권과 여성 문제 보도를 사명으로 생각했다. 수 로이드 로버츠는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이 책을 출간하려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집필 중이었던 2015년 10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로부터 3년 뒤인 세계 여성의 날, 마침내 우리나라에서 출간된다.

    이 책 《여자 전쟁》은 여성인권 르포르타주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생생하며 성실하다. 성기 절제를 강요받는 여자들, 딸과 아들을 잃고 국가권력과 맞서는 여자들, 낙인찍힌 채 착취당하는 여자들, 선택의 자유 없이 갇혀버린 여자들, 부당한 임금차별을 겪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은 동시에 이러한 여성혐오에 용감하게 맞선, 그리고 마침내 살아남은 여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의 열정과 취재 노하우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때로 너무 참혹한 현실에 차마 책장을 넘기지 못할 만큼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자료로도 가치가 있는 당사자들의 인터뷰 담겨 있어 더욱 선명하고 현장감 넘치게 전해진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자를 착취하는 방식의 유사성, 곳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여자라면 한번쯤 들었을 말들이, 또 우리가 겪었던 역사와 유사한 폭력들이 폐부를 찌른다.

    하지만 이 책이 처참한 현실과 절망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잔혹한 세상에 맞서 용감하고 명징하게 소리치는 용감한 여자들의 이야기에서, 그리고 그사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사회의 모습에서 큰 위안과 용기를 얻으며 우리 앞에 놓인 과제에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침묵하길 거부하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그래서 이 책은 불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용감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열정적인 페미니스트였던 엄마는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절대 남자에게 의존하지 말라고 가르쳐왔다.

    *

    마이무나의 운명은 할례를 집도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어머니, 할머니와 그보다 앞선 선대부터 그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의무를 다해왔다. 집안 전통을 깨기로 마음먹은 이후, 그녀는 마을에서 도망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 가장 잔인한 칼날, 여성 할례

    *

    당시 나는 스물서넛 정도밖에 안 됐을 때인데, 그 여자들이 남편들에게 보이는 반응이 매우 인상 깊더라고요.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닥쳐! 그들이 나를 죽이든 당신을 죽이든 상관없어. 나는 애들이 어디로 끌려갔는지 알아야겠어.” 어머니들은 신문사와 경찰서 담장 밖에서 하나둘씩 마주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점차 조직화되었어요. - 5월광장의 할머니들

    *

    전통적인 아일랜드 도덕 관습에 조금이라도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 누구에게나 ‘타락한 여자’라는 꼬리표를 너무나도 쉽게 붙였다. 어떤 여자들은 심지어 ‘예방 차원’에서 세탁소로 보내졌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수녀들은 외모가 특출하게 빼어난 소녀들을 ‘타락할 위험이 높다’며 세탁소로 보냈다. - 종교가 박해한 ‘타락한 여자들’

    *

    평균적인 사우디 남자들은 여자들이 ‘더 편안’하고 ‘특권’을 누리는 삶을 산다고 주장한다. 필리핀인 가정부가 집안일을 하는 호화로운 집에서 앉아 남편을 기다리다가, 파키스탄인 운전기사가 모는 차로 쇼핑몰을 드나드는 삶이라는 것이다. “여자들이 왜 일하고 싶어하겠어요?” -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 감옥

    *

    여자들은 이후 군 감옥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또다시 두들겨맞았다. ‘처녀성 검사’를 실시하겠다며 여성 군의관이 방문하기도 했다. “옷을 벗으라고 말했습니다. 구타와 전기 고문에 너무나 지쳐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냥 시키는 대로 했어요. 마치 예능 프로를 보듯 박수치며 웃고 환호하는 군인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는 나를 검진했습니다. 고의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거였죠. 나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광장에 갔는데, 이런 식으로 앙갚음을 당해야 했습니다.” - 민주화를 외치는 광장에서의 성폭력

    *

    “타냐는 친절해 보이는 여자였습니다. 이 마을에는 우리 딸 엘레나를 위한 일자리가 없었으니까, 마치 신이 보내준 사람처럼 느껴졌지요. 타냐는 이스탄불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는데, 똑똑하고 열심히 일할 객실 청소부가 필요하고, 또 오페어를 찾고 있는 또 다른 가족도 알고 있다고 했어요.” 타냐는 가족의 축복과 환송을 받으며 엘레나와 함께 차를 타고 사라졌다. - 인신매매로 사라지는 소녀들

    *

    또다시 ‘남자들이 다 그렇지’라는 논리다. 평화유지군이 코소보에 처음 도착했을 때, 현지인들은 비로소 세르비아인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 알바니아계 지역사회를 재건할 수 있도록 군인들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들을 환영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위 보호자라는 이들 평화유지군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나는 자리

    *

    수행원들을 밀쳐내며 길을 만든 라지아가 장관을 대면했다. “정부가 무언가 해야 해요. 아시아 커뮤니티는 당신 말대로 하지 않을 테니까요! 사랑스런 남편인 척하는 쓰레기들이 더는 이 나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걸 당신네 정부 사람들은 정말 모르고 있습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안 보여요? 그건 이민 사기라고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오브라이언은 변명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 두 도시를 잇는 강제결혼 셔틀

    *

    “왜 동생을 죽였습니까?”“그래야 했으니까요. 다른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하미드는 완벽하게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네 형제 중 한 명이 그녀를 죽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내가 기꺼이 그 일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가족이 자기를 위해 준비해둔 신랑감을 버려두고 자기가 사랑한다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며 도망갔거든요.” - 명예 없는 명예살인

    *

    강간범들은 이 끔찍한 범행이 조티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강간당할 때, 저항도 하지 말았어야죠. 조용히 강간을 허락했으면 됐잖아요. 그러면 여자를 그렇게 한 다음 그냥 내려주고, 남자만 때렸을 거예요.” - 세계에서 여자로 살기 가장 어려운 곳

    *

    전쟁 중에 벌어지는 강간은 ‘그저’ 성폭력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증오 행위이며 권력의 행사다. 이 전쟁 중에 그리고 전쟁 이후에 자신이 겪은 일을 용감하게 말해준 대부분의 여자들은 강간에는 대부분 심각한 물리적 폭행도 동반됐다고 증언했다. - 강간이라는 전쟁 무기

    *

    그들은 자신들이 양쪽에서 남자들의 음모의 희생양이었다고 느낀다. 고용주들뿐 아니라 자신을 대변해주었어야 할 남성 지배적 노동조합 말이다. 보상금 제안과 관련해 “나는 우리 지역 조합장과 회의를 할 당시에 그가 내게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지’라고 소리쳤던 게 기억나요. 그들은 알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다른 노동조합에는 여성 지역 노동조합 인원이 있다는 걸 막 알게 되어서, 조합을 바꾸려고요.” - 제도화된 여성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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